오늘 본 것 #5 — 노키아가 구글보다 잘나가던 시절
세계 1위였던 노키아는 왜 한순간에 밀려났을까? 단순히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엣지'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엣지은 무엇일지 생각해봅니다.
"한때 노키아는 맥도날드나 구글 같은 기업을 제치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치 있는 브랜드로 선정되었으며,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40% 이상을 장악했습니다."
요약
한때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맥도날드나 구글보다 높은 브랜드 가치를 자랑했던 노키아. 그러나 스마트폰 전환기에 밀려 2013년 휴대폰 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했습니다.
기사는 이후 노키아가 6G·AI 네트워크 기업으로 부활한 이야기였는데 사실 그 부분은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구글보다 가치가 높았던 회사가 게임이 바뀌는 순간 밀려났다는 것. 이게 워낙 인상 깊었거든요.
담은순간들 생각
노키아라는 이름을 요즘 들어본 적이 거의 없는데 20년 전에는 구글보다 가치가 높았다니, 꽤 충격이었습니다.
소로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게임을 잘 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 게임이 언제 바뀌는지 알려고 노력해라." 노키아에 대입하면 이렇게 읽혀요. 자신의 장점을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장점이 여전히 유효한지, 다가오는 시대에는 어떤 것이 엣지가 되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
노키아를 성공하게 만들었던 건 견고함과 신뢰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그건 더 이상 사람들이 신경 쓰는 것이 아니게 됐어요. 잘못해서 진 게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엣지가 바뀌어버린 겁니다.
노키아의 사례를 보면서 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이질적인 것들 사이에서 맥락을 읽는 걸 제 강점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그게 점점 AI가 잘하게 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정보를 엮고, 패턴을 찾고, 요약하는 것. 노키아의 견고함이 소용없어졌듯, 제 강점도 가치가 없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건 엮는 행위보다, 무엇을/어떻게 엮을지 생각하는 안목 쪽이 아닐까 싶어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이건 중요하고 저건 아니라고 가려내는 것, AI한테 뭘 시키고 뭘 직접 할지 판단하는 것. 결국 그 안목이 남는 거 아닌가 싶어요.
그 안목은 어디서 오는 걸까 생각해보면, 두 가지가 떠올라요.
하나는 특정 분야에서의 깊이(도메인 지식)입니다. AI가 깊이를 보완해주니까 저는 넓게만 가면 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좀 위험한 것 같아요. 도메인 지식 없이는 AI한테 물어봐도 그 답이 맞는지 틀린지를 가릴 수가 없거든요. 어떤 도메인에서 임계점을 넘는 깊이가 있어야 AI가 내놓는 결과물을 평가할 수 있고, 그래야 연결도 의미가 생기는 거니깐요.
다른 하나는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생산자가 되어보는 경험)이에요. 최근에 AI를 활용해서 카드뉴스와 쇼츠를 만들어보기 시작했는데, 이전에는 소비만 하던 콘텐츠들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내용보다 형식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레퍼런스로 수집하게 되고. 이전에는 이쁘다/잘 만들었다 정도로 넘어갔던 것들이 한번 만드는 쪽에 서보니까 전혀 다르게 다가왔어요. 해상도가 높아진거죠.
결국 안목이라는 건 경험을 쌓고, 실패를 소화하고, 특정 영역에서 자기만의 깊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거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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