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한 권의 책이 한동안 저를 잠식하던 무력감에서 벗어나게 하고, 세상을 보는 관점의 질적인 도약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2년 전 이맘때 일론 머스크 평전을 읽으며 그런 경험을 했는데요, 올 상반기 출간된 샘 올트먼(Sam Altman)의 평전 『The Optimist』는 제게 또 한 번의 강렬한 순간을 안겨주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를 ‘ChatGPT의 아버지’이자 OpenAI의 CEO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가 훨씬 더 복합적이고 강력한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나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거대한 비전, 그리고 그 불가능해 보이는 비전을 기어코 현실로 만들어내는 힘이었습니다.

올트먼의 핵심 역량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세상이 그 비전을 믿게 만들고, 마침내 그것이 현실이 될 때까지 막대한 자원을 끌어모으는 데 있습니다. Y Combinator(YC) 시절 그와 함께 일했던 알리 로우가니의 평가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보여줍니다. "그는 제가 평생 만난 유일한 사람이에요. 성공 확률이 1%밖에 안 되더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에만 매달리는 사람이죠."

이번 글에서는 샘 올트먼이라는 인물을 '비전가, 전도사(the evangelizer), 거래 성사자, 실행가'라는 네 개의 창을 통해 들여다보며, 그가 제게 던져준 울림을 함께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1. 비전가 (The Visionary): 미래의 판을 설계하다

올트먼의 모든 행동은 기술의 최종 목적지와 그것이 인류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거대하고 대담한 비전에서 출발합니다.

‘0 하나 더 붙이기’ 사고방식

그의 비전의 스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YC의 멘토 폴 그레이엄에게서 체화한 ‘0을 하나 더 붙이는’ 사고방식입니다. 이는 단순히 수백만 달러가 아닌 수십억 달러의 시장을, 소소한 개선이 아닌 문명의 전환을 상상하는 것입니다. OpenAI의 천문학적인 자금 조달 규모와 컴퓨팅 자원 확보 계획은 바로 이 사고방식이 현실에 구현된 결과물이죠.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이렇게 썼습니다.

"당신이 성공의 척도로 정의하는 것이 무엇이든—돈, 지위, 세상에 미치는 영향 등—거기에 0을 하나 더 추가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이 말은 단순한 허풍이 아닙니다.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어떤 기회를 추구할지에 대한 그의 핵심 프레임워크입니다. 이러한 철학은 프로젝트를 선택하는 기준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는 다음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때, 이전까지의 모든 경력이 단지 ‘각주(footnote)’처럼 보일 정도의 압도적인 것이기를 원합니다. 작은 성공들을 계단처럼 쌓아 올리는 선형적인 성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성공의 차원 자체를 바꾸는 거대한 도약을 꿈꾸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요? 올트먼이 찾은 해답은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 바로 ‘복리’에 있습니다. 그에게 ‘0을 하나 더 붙이는 것’은 복리가 작동하는 판, 즉 네트워크 효과와 극단적인 확장성을 가진 기회를 찾는 것과 동의어입니다. 선형적인 노력을 반복해서는 결코 10배의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오직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폭발하는 복리의 힘을 빌려야만 ‘자릿수’가 다른 성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그는 믿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뿌리는 그의 어린 시절에서도 발견됩니다. 여덟 번째 생일에 선물 받은 컴퓨터로 ‘1부터 백만까지의 소수 출력하기’ 같은 선형적인 과제를 수행하던 어린 샘은, 곧 단순한 프로그래밍에 싫증을 느꼈습니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0’이 하나 더 붙는 차원의 질문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컴퓨터가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단순히 기계에 명령을 내리는 것을 넘어, 기계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꿈. 이 거대한 질문이 바로 그의 여정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성공 확률이 1%밖에 안 되더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에만 매달리는 사람

이처럼 거대한 비전은 필연적으로 낮은 성공 확률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올트먼에게 낮은 확률은 포기의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그 일이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이는 ‘확률이 아닌 기댓값’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성공 확률에 집중할 때, 그는 성공했을 때의 파급효과, 즉 ‘보상’의 크기에 주목합니다. 성공 시 파급효과가 무한대에 가깝다면, 1%의 성공 확률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는 그의 투자 철학이자 인생 철학이며, OpenAI나 핵융합 에너지 같은 실패 가능성이 높지만 성공하면 인류의 운명을 바꿀 프로젝트에 사활을 거는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목표는 '미래 전체'를 만드는 것

폴 그레이엄의 말처럼 샘 올트먼의 목표는 "미래 전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가 추진하는 개별 프로젝트들은 하나의 제품이나 회사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인류가 살아갈 미래의 시스템과 환경, 즉 ‘미래라는 판 자체’를 설계하려는 거대한 비전의 조각들입니다.

흥미롭게도 올트먼 자신은 이 거대한 그림을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지능’과 ‘에너지’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고, 개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AI 프로젝트가 거대해지면서 막대한 에너지 문제가 대두되고, 에너지 프로젝트는 AI 데이터센터라는 확실한 수요처를 발견하면서, 두 개의 프로젝트는 운명처럼 연결되었습니다.

이는 스티브 잡스가 말한 ‘점 잇기(Connecting the Dots)’의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위대한 비전가들은 미래의 모든 변수를 계산해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세상의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에 깊이 몰두합니다. 그렇게 충실하게 찍어 나간 점들이 어느 순간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연결되며,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거대한 그림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올트먼의 이야기는 "꿈을 크게 가져라"는 진부한 격언에 새로운 깊이를 더합니다. 이는 막연하고 거대한 최종 목적지를 정해두고 달려가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지금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하다고 믿는 문제들'에 깊이 몰두하며 충실하게 '점'을 찍어 나가는 여정에 가깝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점들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연결되며 처음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거대한 지도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2. 전도사 (The Evangelizer): 세상을 설득하고 움직이다

원대한 비전일지라도 믿고 따를 사람이 없다면 한낱 공상에 불과할 것입니다. 여기서 그의 두 번째 역량인 '전도사'(The Evangelizer)의 면모가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올트먼은 ChatGPT 출시 이후, 전 세계를 순회하며 각국 정상들과 규제 당국을 만나는 강행군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역할은 명확했습니다. AI가 가져올 경이로운 미래를 설파하는 동시에, 그 위험성을 누구보다 솔직하게 인정하며 다가올 변화에 세상을 대비시키는 ‘AI 전도사’가 되는 것이었죠. 그는 이런 글로벌 행보를 통해 AI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잠재우고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며, 다가올 AI 시대를 이끌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굳혔습니다.

3. 거래 성사자 (The Dealmaker):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자원을 끌어오다

거대한 비전은 그것을 현실로 만들 자원이 없다면 공허한 외침에 그치고 맙니다. 올트먼의 진정한 힘은 바로 이 지점, 꿈의 크기에 걸맞은 자원을 현실 세계에서 끌어오는 ‘거래 성사자’로서의 역량에서 드러납니다. 그의 여정은 거대한 거래들을 성사시키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대학생 시절 Loopt의 투자를 유치하며 일찌감치 가능성을 보인 그의 능력은, OpenAI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며 정점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 거래의 본질은 단순히 자금의 규모에 있지 않습니다. 그가 꿰뚫어 본 것은 OpenAI의 미래에 필요했던 것이 돈이 아니라, AGI 개발에 필수적인 ‘막대한 컴퓨팅 파워’라는 사실이었습니다. MS와의 거래는 OpenAI가 애저(Azure) 클라우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비전의 가장 큰 장애물을 제거한 결정적 한 수였습니다.

이처럼 판을 읽고 핵심을 꿰뚫는 그의 거래 방식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그 이면에는 단순히 기회를 포착하는 것을 넘어, 위기마저 기회로 전환하는 그만의 독특한 접근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역발상

그의 거래 방식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잠재적인 위기를 다루는 역발상적인 접근법입니다. 미래에 자신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판자들이 있다면, 문제가 터지기 전에 먼저 다가가 그들을 논의의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것이죠. 이 전략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가장 큰 리스크를 가장 강력한 신뢰의 방패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의 원형은 그의 첫 스타트업 Loopt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실시간 위치 공유 서비스라는 특성상, 심각한 개인정보보호 문제에 직면할 것이 불 보듯 뻔했습니다. 보통의 회사라면 문제가 터진 후 방어하기 급급했겠지만, 경험 많은 베테랑 임원과 함께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가장 강하게 비판할 단체들의 목록을 만들고, 문제가 제기되기도 전에 먼저 그들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런 서비스를 만드는데, 당신들의 우려를 듣고 제품 설계 과정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나아가 사생활 침해 우려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공론화했습니다. 언론 인터뷰에서 위치 서비스의 위험성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처럼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엄격한 안전장치를 만든 안전한 서비스를 써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이 교훈은 OpenAI를 이끌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논쟁적인 기술을 다룰 때, 훨씬 더 거대한 규모로 재현됩니다. AGI가 가진 윤리적, 사회적 문제는 Loopt의 위치 정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올트먼은 Loopt 시절의 경험을 적용했습니다. 그는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학자·경쟁사·각국 정부를 적으로 돌리는 대신, 누구보다 먼저 “AI는 위험하며,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 의회 청문회에 자발적으로 출석해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전 세계를 순회하며 각국 정상들을 만난 것은, OpenAI를 책임감 있게 규제 논의를 주도하는 리더로 각인시키는 결정적 행보였습니다.

네트워크: 비전을 실현하는 핵심 인프라

올트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네트워크가 단순히 사업에 도움이 되는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그의 거대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인프라임을 깨닫게 됩니다. 피터 틸이 일찍이 그의 주된 매력이 “그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그가 누구를 아느냐”에 있다고 간파했듯, 올트먼은 사람과 신뢰를 연결하여 기회를 창출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 기반을 마련해준 인물은 그의 멘토, 폴 그레이엄이었습니다. YC의 창업자인 그레이엄은 올트먼에게 실리콘밸리의 운영체제를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하며 네트워크의 가장 강력한 중심(Hub) 그 자체를 물려주었습니다. YC 대표가 되면서 그는 수동적인 참여자에서 전 세계의 야심 찬 창업가들과 최고의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킹메이커'로 거듭났고, 이 과정에서 쌓인 "샘 올트먼이 추천하는 스타트업"이라는 평판은 그 자체로 값을 매길 수 없는 신뢰 자산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그의 또 다른 멘토이자 사업 파트너였던 피터 틸은 그의 야망에 자본과 철학적 배짱을 더해주었습니다. 올트먼이 개인 펀드를 만들 때 가장 먼저 돈을 대준 사람이 틸이었고, OpenAI의 초기 구상 단계부터 함께하며 그의 비전을 지지했습니다. 이러한 실리콘밸리 핵심부의 지지를 바탕으로, 그는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OpenAI를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100억 달러 거래는 그 정점이었습니다. 이 거래는 10년에 걸친 관계 구축의 결실로, Loopt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티아 나델라 CEO는 물론, AI에 깊은 관심을 가진 빌 게이츠와의 꾸준한 교류가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이 네트워크의 힘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것은 2023년 말, 그가 이사회에서 갑작스럽게 해고되었을 때였습니다. OpenAI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즉각적인 영입 제안, 실리콘밸리 거물들의 공개적인 지지 선언이 없었다면 그의 복귀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 사건은 그가 수년에 걸쳐 쌓아 올린 비공식적 신뢰 네트워크가, 때로는 회사의 공식적인 이사회보다 더 강력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4. 실행가 (The Executor):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증명하다

최고의 인재와 천문학적인 자본을 끌어모으는 능력. 이것만으로도 그는 비범한 리더입니다. 하지만 자원을 모으는 것과 그것으로 실제 결과물을 증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올트먼은 단순한 몽상가가 아닌,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집요한 '실행가'였습니다.

실용주의: 최종 목표를 위해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올트먼의 실행 철학의 근간에는 ‘궁극적인 목표를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주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19살, 첫 스타트업 Loopt의 투자 유치 당시, 그는 대부분의 창업가처럼 지분 1%를 지키기 위해 협상하는 대신, 실리콘밸리 최강의 파트너인 NEA와 세콰이어를 얻는 대가로 회사 지분의 절반(50%)을 과감히 넘겼습니다. 당장의 통제권이나 단기 이익보다, 최고의 파트너와 함께 ‘파이 자체를 키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 일화는 그에게 지분이나 통제권이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궁극적인 목표(성장)’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함을 보여줍니다. 성장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과감히 포기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실용주의는 훗날 OpenAI에서 '비영리'라는 명분을 일부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막대한 자원을 얻는 결정으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그는 항상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계산하고, 가장 효율적인 길을 선택하는 실행가인 것입니다.

구조 설계: 판 자체를 새로 짜다

이러한 실용주의는 목표 달성에 최적화되도록 ‘게임의 규칙’과 ‘조직의 구조’ 자체를 새로 설계하는 방식으로도 나타납니다. 그는 주어진 판 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넘어, 판 자체를 새로 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OpenAI의 독특한 지배구조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비영리 단체는 돈이 부족하고, 영리 기업은 사명감이 부족하다’는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수익 상한이 있는 영리 자회사’라는 완전히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을 창조했습니다. 이 독창적인 구조 설계 덕분에 OpenAI는 ‘인류를 위한다’는 명분을 유지하면서도, 막대한 투자를 유치하고 최고의 인재들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속도와 집요함: ‘될 때까지 한다’

거대한 비전은 종종 더딘 실행으로 이어지기 쉽지만, 올트먼의 방식은 정반대입니다. 그의 실행력은 무서울 정도의 ‘속도’와 ‘집요함’으로 요약됩니다.

Loopt 시절, 중요한 계약을 따내기 위해 경쟁사가 구현하지 못한 기능을 하룻밤 만에 개발하고 무작정 비행기를 타고 상대방의 사무실에 찾아갔다는 일화는 그의 집요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훗날 ChatGPT의 기습적인 출시는 그의 속도전이 절정에 달했음을 증명합니다. 더 강력한 모델이 준비되고 있었음에도, 그는 시장 선점을 위해 기존 모델을 빠르게 포장하여 출시를 밀어붙였고, 이 결정은 전 세계적인 AI 열풍을 일으킨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마무리하며 - 당신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비전가, 전도사, 거래 성사자, 그리고 실행가.

샘 올트먼을 움직이는 이 네 가지 역할은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현실 창조 엔진'으로 작동합니다. 그는 미래를 예측하거나 기다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라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정의하고, 세상의 자원과 믿음을 끌어모아 기어코 현실의 영역으로 구현해내는 창조자에 가깝습니다.

고백하자면, 이 책을 읽으며 감격스러웠습니다. 한동안 저를 잠식하던 무력감에서 벗어나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된 기분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평전을 읽었을 때처럼 스케일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감각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나도 샘 올트먼이 될 수 있다'는 값싼 희망을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훨씬 더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집니다. 지금 내가 설정한 비전의 크기는 충분한가요? 나의 비전은 누군가의 가슴을 뛰게 할 만큼 원대한가요?

물론, 그가 설계하는 미래가 모두를 위한 것인지, 한 개인에게 집중된 이 막대한 영향력이 어떤 그림자를 드리울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그의 존재는 멈춰 있던 저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자극제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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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 미래를 설계하고 현실로 만드는 힘

‘Chat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그의 진짜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평전 『The Optimist』(번역서: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를 통해 발견한, 불가능한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그의 4가지 특성(비전가, 전도사, 거래 성사자, 실행가)을 파헤칩니다.